論說

조전혁 의원은 공직을 정치적 수단으로 농단하지 말라

체거봐라 2008. 9. 19. 16:38

조전혁 의원은 공직을 정치적 수단으로 농단하지 말라


  국회의원 한 사람이 초중등교육 전체를 쥐락펴락 하는 사태를 접하면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국회의원의 신분을 활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꾀하려는 행위는 유권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며 정치적 도의를 망각한 파렴치한 짓이다. 정부의 교육 정책이 교육의 공공성을 심각하여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교육 정책을 주도하는 자들은 국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비판적 의견을 탄압하려고 나서고 있으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기용한 지 100여 일만에 교육문화수석을 경질하고 실정을 사과한 정부의 태도는 거짓임이 분명해졌다.

  조전혁 의원은 이주호 전 청와대 수석의 뒤를 이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도맡아 다룰 모양인데 그의 최근 활동을 보면 공교육을 파괴하겠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일선 학교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며 전교조를 탄압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 이는 민의를 대변해야할 국회의원의 역할을 망각하는 처사이다. 전국의 모든 학교에 방대한 분량의 자료 제출을 요구해 교육활동에 전념해야 할 교원을 불필요한 행정 업무에 시달리게 하는 처사는 조전혁 의원의 교육에 대한 몰이해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또한 조전혁 의원은 시민사회가 수 년동안 노력하여 만든 학교급식법을 고쳐 다시 예전처럼 위탁급식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서울의 학교장들이 급식업체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마당에 급식업체와 학교장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입법 활동을 주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부끄러운 줄 모르는가? 학교 급식이 직영으로 전환되기 전에는 업체의 영리 추구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는 식중독 위협에 늘 시달렸다는 사실을 조전혁 의원은 모르는가?

  조전혁 의원은 서울대 입학생의 졸업 학교 현황을 공개하여 또한번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교육계는 서울대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학교 교육의 성패를 가름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입시 경쟁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데 대해 이견이 없다. 조 의원은 통합교육의 가치와 인성교육의 의미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조 의원은 교육을 자신의 전공인 경제학적 관점으로만 바라보아 교육에 대한 철학적 인문학적 이해가 전무하다는 것을 부끄러움 없이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

 조전혁 의원은 자라나는 학생들이 경쟁에만 매몰되어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체득하지 못하여 생겨나는 사회병리학적 문제점에 대해 연구해 본 적이 있는가? 조 의원은 학교도 하나의 작은 사회로 교사, 학생, 학부모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 제 역할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건전한 시민을 육성할 수 있다고 여기는 공교육의 지향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교과 성적 잣대만으로 학생과 교사, 학교를 줄 세우는 교육이 어떤 문제점을 낳을 수 있는지 한 번도 살피보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학생 성적을 공개토록 하는 교육정보공개법에 학교별로 단체 가입 교사 수를 공개하도록 추가하려는 조 의원의 행태는 교직 사회를 분열시킬 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이간질하는 비열한 행위이다. 조 의원은 교사, 학생, 학부모의 분열과 갈등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꾀하지 말라.

 또한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애초 정책 입안자가 주장했던 성과를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문제점을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를 다양화해 학부모의 선택폭을 높이고 경쟁을 통해 공교육의 질을 높여 사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정책 목표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실제로는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이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정부는 솔직하게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엉뚱하게 모든 문제가 전교조 때문이라고 뒤집어씌우기에 여념이 없다.

 조전혁 의원이 몸담고 있는 뉴라이트가 주도하는 교육정책이란 것이 알고 보면 미국의 제도를 그대로 베껴온 것이며 미국에서도 이런 제도가 교육의 공공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며 실효성마저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조전혁 의원은 알고 있는가? 세계 경제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정부는 미국을 추앙한다 싶을 정도의 해바라기 정책으로 일관하여,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 문화적 배경이 전혀 다른 미국의 제도를 그대로 베껴와 막무가내로 끼워 맞추려고 하고 있으니 교육계의 저항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뉴라이트 대표 주자 조전혁 의원은 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공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우리는 진심으로 바란다. 뉴라이트가 만든 교육정책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기 바란다. 정책 부실을 지적한 전교조를 탄압하는 행태는 스스로 자임하는 정책전문가의 면모가 아니다. 냉전시대의 매카시즘과 무엇이 다른가? 뉴라이트를 표방했으니 무엇이 새로운지  증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