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모녀, 가족을 주제로 힐링 시네마(치료 영화) - 애자
한국영상응용연구소(KIFA)가 [애자]를 올해의 힐링 시네마 중 하나로 선정했다고 한다. '힐링(Healing)'이라는 용어가 낯설텐데 영화를 심리치료에 이용하는 연구 분야가 주목을 받은 건 이미 오래된 일이라고 한다. 필자는 영화를 감성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는데 KIFA가 매년 감성 치료에 이용할 만한 영화를 10편 정도 발표한다는 건 몰랐다. [애자]는 그 열 편의 영화 중 단연 돋보이는 영화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서라는 것은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라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려면 가급적 동일한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작품이 정서 반응을 잘 유도할 수 있다. 현재를 시대배경으로 하고 가급적 우리 나라 작품이 좋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재로 작품을 감성 교육에 적용해 보면 요즘 발표된 우리 나라 작품이 효과적이란 것을 금방 알게 된다. 영화를 심리상담이나 교육에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연구소가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고 점점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KIFA의 연구 성과물을 잘 살펴보고 가능하다면 연구 활동에 동참하고 싶다.
연구소가 추천하는 영화이니 믿고 쓸 수 있겠지만 필자가 이 연구소가 수년 전부터 추천하는 영화를 학교 현장에 적용해 본 경험에 의하면 연구소 선정 작품 중 학교 현장에는 잘 맞지 않는 작품도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앞으로는 각각의 작품이 어떤 경우에 유효한지 임상적 연구가 세밀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 필자처럼 학교에서 적용한 사례들을 수집하고 공유하는 일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연구소가 추천하는 작품을 단순 대입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영화 [애자]와 [똥파리]는 둘다 가족 문제를 다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인데 두 작품 중 어느 작품이 심리 치료에 유효한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부적응 학생들의과 상담을 하다 보면 거의 대부분 학생이 심각한 가족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학생들이 억눌려 있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영화가 유효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그 영화가 그리고 있는 이야기가 학생이 겪고 있는 현실과 닮은 것이라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게 감정이입이 잘 되고 영화에 자신을 잘 비춰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애자]와 [똥파리] 중에 어느 작품이 요즘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일까. 쉽지 않은 문제이다. 다만 정서 치료라는 것이 바람직한 정서 반응 패턴을 주입시키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되고 감춰져 있는 억눌린 감정을 적절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서치료의 처음이요 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애자]와 [똥파리] 두 이야기 중 어느 이야기가 정서 표출을 유도하는 데 더 유효할까. 우리는 두 작품이 그리고 있는 두 가지의 삶 중 어느 삶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까. 솔직히 필자는 [똥파리]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자]가 겪고 있는 아픔이 대수롭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애자] 이야기가 다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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