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씨네마

예수, 위대한 영혼 - 미라클 메이커

체거봐라 2010. 4. 4. 18:18

미라클 메이커 (The Miracle Maker, 2000) 
러시아 연방, 영국  |  애니메이션  |  91 분  |  개봉 2004.00.00 |  감독 :  Stanislav Sokolov
 

 

위대한 영혼의 삶을 알게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무엇이 위대한 삶이며, 누가 그를 칭송하는가 따지는 일은 그 다음입니다.

문제는 하늘은 내가 발딛고 있는 이 땅으로부터 너무 멀게 느껴진다는 점일 겁니다.

철없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제일

호소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가장 잘 펼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창작동화 읽기이지요.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고 정채봉 선생의 [오세암]과 [초승달과 밤배]는 아주 맞춤입니다.

작고 여린 아이들의 마음에 연민의 감정이 깃들고 눈시울이 젖는 것만큼 좋은 교육이 없다는

생각이 더해가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리따운 감정이 카타르시스로 끝나고 마는

경험의 반복이 혹여 감성의 희발성을 키우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몸이 고달픈 자기희생을

동반하지 않은 사랑과 정의는 일종의 유희일 수 있다는 저의 솔직한 내면의 고백에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가르치는 일은 고달픈 일이란 생각도 갈마듭니다.

고운 정서와 불굴의 의지는 얼핏 잘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이 둘이 함께하지 않으면

도무지 가짜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이를 어떻게 보여줄까 궁리에 궁리를 하다가

[미러클 메이커]를 만났습니다.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이로서 굴하지 않는 투사의 이야기는

참 많습니다. 지상의 그 많은 의인 중 '예수'만큼 우리에게 친숙하면서 경외로운 존재도 없을

겁니다. 그의 삶을 아는 순간 다른 세상에 들어서는 희열과 공포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희열과 공포의 모순은 저마다 다른 모습일텐데, 차라리 까막눈이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에까지 가 닿을 때까지는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는 고역임은 분명합니다. 부인하든 회개하든

제 몫이지만 진리를 발견한 자에게 자유와 함께 오는 책무를 아프게 보는 경험은 바르게 배우는

자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의인을 만나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은

좋은 교육인 겁니다. [미러클 메이커]는 기쁨과 고통의 모슨을 아이들도 경험할 수 있게 만든

연성화된 의인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