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씨네마

노년의 사랑, 진실한 사랑 추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체거봐라 2011. 5. 7. 12:50

노인들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젊은이들이 볼 만한 영화가 아닐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노인들의 이야기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있게 한 건 젊디 젊은 이들이랍니다. 참 역설적이네요.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저는 평소에 젊은 이들의 사랑을 좀 못마땅하게 여겨 왔더랬습니다. 제가 기성세대가 되어버려 그런지 모르지만 어쩌면 그리도 세속적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요즘 젊은 이들에게 사랑이란 그저 성취욕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원작자 강풀의 [순정만화]처럼 순정에 눈물지우는 그런 사랑이 요즘에는 참 드문 것 같습니다. 그런 건 만화에나 있는 모양입니다.  

 

우리 집 중딩 아들도 맨날 인터넷 만화를 봅니다. 그 모습이 참 답답하게 보였습니다. 그 웹툰 작품 중 하나라도 제대로 본 게 없으면서, 뭘 안다고 '저따위 걸 넋놓고 보고 있냐'고 속으로 투덜거렸습니다. 저를 울린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연재된 웹툰이랍니다. 저도 들은 풍월이 있어 [바보]도 강풀 원작이란 걸 압니다. 자기가 하면 순정이고 남이 하면 장난이라고, 고상한 문학 선생이랍시고 중딩 아들의 문학세계를 얕잡아 봤는 모양입니다. 웹툰은 그야말로 젊은 이들의 문화 공간이고 이렇게 확장된 문화공간이 관객 100만에 육박하는 영화로 성장한 것입니다. 젊은 이들의 문화가 장난이 아니란 걸 깨닫게 해준 것만으로도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젊은 이들에게 사랑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좀 있긴 합니다. 사랑이 뭔지 따져 밝히는 건 참 복잡하고 여렵습니다. 다만 한 가지 원리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남이 나에게 해주길 바라는 대로 나도 남에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맺어지지 않은 인간 관계는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란 것, 이 원리는 남과 여의 애틋한 연인관계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입니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바램은 어김없이 모두 이기적 욕심에 불과합니다. 이런 욕심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거나 내세우는 짓은 나중에 참 지저분해진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당장은 뭔가 각별한 감정에 휩싸여 그로 인해 내가 너무 귀해지는 것 같지만 욕심이란 건 참으로 부질없어 쉬 변하고 말아 그 애틋한 감정이 도리어 내게 상처가 되고 맙니다. 그토록 귀했던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그로부터 헌식짝처럼 버려진다면 그 사랑이란 게 얼마나 누추한지요. 이런 게 사랑이라니요.

 

사랑에 빠졌다는 걸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그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알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데 그걸 알아내려고 할수록 그 진실이 나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마니 어찌 해야 합니까. 입장 바꿔 생각해 보세요. 누군가 당신 속마음을 떠보기 위해 눈을 반들거리면서 살피면 좋겠습니까? 당연히 싫지요. 그의 진심을 알아내기 위해 섣불리 머리를 굴리면 그는 금방 알아챕니다. '이 사람이 나를 떠보고 있구나' 하고 불쾌해 할 겁니다. 그렇다면 그의 진심을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입장 바꿔 생각해(역지사지)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건 머리를 굴려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껴야 합니다. '마음으로 느낀다'는 게 무슨 말일까요. 다른 사람의 진심을 마음으로 느끼는 힘을 감수성이라고 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말로는 감성지수(EQ)라고 하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내 감수성이 무디면(EQ가 낮으면) 다른 사람의 진심(또는 양심)을 제대로 느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진심을 제대로 읽르려면 내가 먼저 진실하고 양심적이라야 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