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벼꽃 사랑

체거봐라 2011. 10. 24. 09:46

 

벼꽃 사랑


      

늘 벼이삭을 훑으며 자랐는데

다 크도록

벼꽃을 본 것 같지 않군요

우릴 먹이는 벼가

벌 나비도 부르지 않고

속으로만 여문 거네요.


당신에게 장미 꽃 송이 바치며

사랑을 노래할 때에는 미처

몰랐어요

저는 씨앗 한 톨 떨구지 못하는

철부지였군요

당신께 바쳤던 노래가

부끄러워질밖에요.


우릴 살찌우는 참사랑은

꽃잔치도 없이

속으로만 영그는 줄

이젠 알겠어요

꽃다울 게 없어 참다운 줄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20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