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논바닥 - 병신년 새해를 맞으며

체거봐라 2016. 1. 3. 18:54

 

 

논바닥

 

 

흐르는 물이 마디지지 않듯
하루도 어김없는 해맞이거늘
새삼스레 이 새벽이 이리 고비 지니...
이 무슨 괴이쩍은 상념(想念)이란 말인가.

 

알곡을 걷고 한 해가 저물어
찰랑거리던 논물마저 마르면
저마다 외로이 돌아앉듯
틈을 내는 논바닥에 나를 비춘다.

 

저마다 옹골차야 그리움은 싹트고
외로워진 뒤라야 만남의 기쁨은 눈물지겠지.
그렇게 하나 되어 새싹을 틔우겠지.
곧 봄을 맞아 물을 댈 저 논바닥처럼.

 

 

2016년 정월 초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