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갯골

체거봐라 2017. 3. 6. 10:13

 

2017년 3월 4일 [북성포구展] 시낭송 참여

 

 

갯골

 

물밀듯 그득하면 보이지 않지.

파시 선창은 분주하고

일렁이는 물결에 마음이 설레는데

바닥 저 밑으로 흐르는 젖줄이 보일 리 없지.

 

주름진 개펄 노을로 물들 때,

말 없이 이울어 가는 저 달처럼

선창가 배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분분한 속삭임도 멀어져 갈 때,

 

혼자 남아 흐르는 젖줄을 본다. 

썰물 지듯 다 떠나간 뒤에 외로이 남아

마른 젖줄을 드리운 채 어두워가는

주름진 젖무덤에 얼굴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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