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적도 덕적도 솔숲 우거진 언덕 너머 고운 물결 넘실대는 백사장에 세파 얼룩진 얼굴을 묻고 깊은 물골 두 팔 벌려 애두른, 자식 걱정 한없는 엄마 가슴에 안기듯 찰랑이는 파도에 졸인 가슴 씻기운다. 수백 년 풍진 세상 견디어온 저 소나무 깊이 패인 큰물만큼 휜 허리로 한갓진 이 한 생 보듬어준다. 큰물길 수난의 역사 뼈저릴수록 깊어지고 깊어져 또 한 생 품으리라 덕적 굴업 백아 이작 문갑 선갑..... 창작시 2021.08.20
구름꽃 구름꽃 비 그치고 바람 일자 하늘 위로 솜털 꽃 만개한다. 꿈도 저 꽃처럼 비바람에 씻겨 피겠지. 지상의 모든 생(生) 염천(炎天)에 매말라 시든 때 곁가지 휘도록 몰아친 비바람에 몽환이 씻기운다. 곧 스러지고 말지라도 이렇듯 한 순간 곱게 피어나는 꽃으로 서늘한 이 한 생(生) 씨앗을 품으리라. 창작시 2021.07.18
마시란 해변 조름섬 석무(石舞) 사나흘 뜬 눈으로 천리길 말을 달려 시나브로 당신 자취 마주하니 그대 향한 낯빛에 기억 자국 팬다. 외로이 돌아앉은 그대 등줄기 한줄기 눈물이 흐르고 하염없이 바라보는 내 눈빛 그늘진 석탑처럼 무념(無念)에 빠진다. 물결춤 추던 당신 해질녁 노을 속으로 아스라이 멀어지고 이승 한켠 언덕에 앉아 그대 향한 내 눈빛 이울어간다. 창작시 2021.07.18
선녀바위 (영종도) 선녀바위 조개망태 지고 갯바위에 걸터앉아 노을에 물드는 이녁을 바라보다 하늘문 닫히는 줄도 몰랐어요. 하염없이. 개펄에 발목 빠지고 하늬에 날던 옷깃 갯내음에 젖도록 벌을 내린 줄도 모르고 푸념도 없이. 먼 바다 일렁이며 지는 햇님 만큼 노을에 물드는 이녁의 땀방울이 너무 곱.. 창작시 2019.07.11
시집 출판 그동안 촬영해온 사진들과 창작한 시들을 엮어 시화집을 냈습니다. 시집 판매 수익금은 전액 착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따스한 감성을 기르는 공감 교육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창작시 2019.05.31
눈썹바위 - 석모도 보문사 눈썹바위 도량(道場) 들머리에서부터 눈썹바위 눈에 들려는 마음만 앞선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 훔치며 고개 들어 둘러보니 가풀막진 비탈길에 붙어 각자도생에 여념(餘念)이 없는 수많은 중생들 눈에 가득 들어온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이 길은 어디로 가고 있나 억겁의 계단 .. 창작시 2017.10.16
북성포구 <갯골> 고제민 화백 [북성포구] 갯골 물밀듯 그득하면 보이지 않지.파시 선창은 분주하고일렁이는 물결에 마음이 설레는데바닥 저 밑으로 흐르는 젖줄이 보일 리 없지. 주름진 개펄 노을로 물들 때,말 없이 이울어 가는 저 달처럼선창가 배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분분한 속삭임도 멀어져 갈 때, 혼자 남아 흐르는 젖줄을 본다. 썰물 지듯 다 떠나간 뒤에 외로이 남아 마른 젖줄을 드리운 채 어두워가는주름진 젖무덤에 얼굴을 묻는다. 창작시 2017.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