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65

덕적도

덕적도 솔숲 우거진 언덕 너머 고운 물결 넘실대는 백사장에 세파 얼룩진 얼굴을 묻고 깊은 물골 두 팔 벌려 애두른, 자식 걱정 한없는 엄마 가슴에 안기듯 찰랑이는 파도에 졸인 가슴 씻기운다. 수백 년 풍진 세상 견디어온 저 소나무 깊이 패인 큰물만큼 휜 허리로 한갓진 이 한 생 보듬어준다. 큰물길 수난의 역사 뼈저릴수록 깊어지고 깊어져 또 한 생 품으리라 덕적 굴업 백아 이작 문갑 선갑.....

창작시 2021.08.20

마시란 해변 조름섬

석무(石舞) 사나흘 뜬 눈으로 천리길 말을 달려 시나브로 당신 자취 마주하니 그대 향한 낯빛에 기억 자국 팬다. 외로이 돌아앉은 그대 등줄기 한줄기 눈물이 흐르고 하염없이 바라보는 내 눈빛 그늘진 석탑처럼 무념(無念)에 빠진다. 물결춤 추던 당신 해질녁 노을 속으로 아스라이 멀어지고 이승 한켠 언덕에 앉아 그대 향한 내 눈빛 이울어간다.

창작시 2021.07.18

북성포구 <갯골>

고제민 화백 [북성포구] 갯골 물밀듯 그득하면 보이지 않지.파시 선창은 분주하고일렁이는 물결에 마음이 설레는데바닥 저 밑으로 흐르는 젖줄이 보일 리 없지. 주름진 개펄 노을로 물들 때,말 없이 이울어 가는 저 달처럼선창가 배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분분한 속삭임도 멀어져 갈 때, 혼자 남아 흐르는 젖줄을 본다. 썰물 지듯 다 떠나간 뒤에 외로이 남아 마른 젖줄을 드리운 채 어두워가는주름진 젖무덤에 얼굴을 묻는다.

창작시 2017.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