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고고학자 슐레이만은 호메로스의 신화집 [일리어드]가 역사적 사실에 바탕하여 쓰여졌다고 믿고 소아시아 지역을 탐사하여 트로이아의 유적을 발굴했다고 주장했다. 트로이 전쟁이 일어난 기원전 1200년 경이면 미케네 문명이 종말을 맞이 하는 시기이고 아시아 지역에는 히타이트 제국이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유물 유적이 많지 않아 사실을 명확히 알 수는 없으나 몰락해 가는 미케네 문명과 큰 세력을 형성하여 이집트까지 넘보는 히타이트 사이의 전쟁이 그리스 세력의 승리로 마감되었다는 건 사실로 믿기 어렵다.
히타이트는 BC 1286년(확실치 않음) 시리아를 차지하기 위해 이집트와 전쟁을 벌이는데 이 전쟁이 고대 세계의 최초의 전투로 알려진 '카데시 전투'이다. 이 전투로 히타이트는 국력이 많이 소진되어 이후 서방에서 밀려오는 족속에 의해 침탈당하고 결국 아시리아에 멸망되고 만다. 히타이트는 철기문명으로 강성해졌으며 전차전으로 주변을 복속시켜나간 선진 제국이었다. 신흥제국이 구제국인 바빌로니아 제국을 무너뜨리고 이집트 제국까지 위협했지만 이집트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무기와 전술의 열세를 극복하여 히타이트를 물리쳤다.
호메로스의 [일리어드]는 트로이 전쟁 일어나고 500여 년이 지나 기록된 것인데, 신화와 결부된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로 해석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당신 소아시아 일대의 세력 분포로 비추어 봐도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트로이 전쟁이 일어난 시기과 비슷한 무렵에 일어난 카데시 전투의 엄청난 규모와 역사적 의미가 많이 투영되어 꾸며진 이야기로 보는 게 타당하다. 미케네 문명이 사멸하고 난 한참 뒤에 히타이트를 침투해 들어온 족속들의 정체를 밝혀내면 트로이전쟁의 사실성이 많이 밝혀지겠지만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서구 중심적 세계관이 세계 문명의 중심지였던 중근동 지역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은폐한 결과가 트로이전쟁의 신화화가 아닌가 한다.
* 기원전 12세기에서 8세기 동안을 암흑기라고 하는데 정체가 분명치 않은 해양족이 발칸반도와 아라비아 지역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이집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멸망하게 된다. 해양족이라고 불리는 이 족속이 아리아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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