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대이작도 <풀등>

체거봐라 2017. 9. 26. 11:15

 

 

 

 

풀등

 

하루 한시도 어김없이

수천 년 쌓인 시간의 지층

달빛 부서지는 바다에 누워 한 필치

별빛 쏟아지는 하늘을 우러러 또 한 필치

 

허리가 휘도록 일군 밭고랑

한 땀 한 땀 엮어 지은 치맛자락

온 밤을 지새워 님 기다린 눈물 자국

어우러진 애달픈 얘기

날 새는 줄도 몰랐는데

 

제 살 깎아 비친 등어리 나이테

세월의 파도에 쓸려나가는 생()의 자취

어느 새 다 지워지고

또 날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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