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잠진도 <석화>

체거봐라 2017. 9. 26. 11:17


석화(石花)

 

아침 바람이 선듯해지니

뻘밭에 꽃이 핀다.

여름 내내 밭고랑 김매느라

무질러진 엄마 손,

한 철 고비 넘겼다 싶은데

쉴 틈 없이 또 꽃 따러 나간다.

 

곱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만

엄마 손에 핀 검버섯처럼

들물 날물에 쓸리며 피워낸

저 갯바위 석화만큼

참다운 꽃이 또 있을까.

 

꽃샘추위 이겨낸 만화(滿花) 아래

새 봄을 맞이했듯이

여름 내내 짓무른 갯바위마다

한겨울 매운 바람 달랠 참꽃 맺으니

자식 사랑 한없는 엄마손

마를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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