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石花)
아침 바람이 선듯해지니
뻘밭에 꽃이 핀다.
여름 내내 밭고랑 김매느라
무질러진 엄마 손,
한 철 고비 넘겼다 싶은데
쉴 틈 없이 또 꽃 따러 나간다.
곱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만
엄마 손에 핀 검버섯처럼
들물 날물에 쓸리며 피워낸
저 갯바위 석화만큼
참다운 꽃이 또 있을까.
꽃샘추위 이겨낸 만화(滿花) 아래
새 봄을 맞이했듯이
여름 내내 짓무른 갯바위마다
한겨울 매운 바람 달랠 참꽃 맺으니
자식 사랑 한없는 엄마손
마를 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