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와 대학 입시
입시철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사실상 대학 입시정책에 의해 좌우되고 있어서 입시철만 다가오면, 매번 바뀌는 대입 전형 기준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진학지도 하는 교사도 복잡하기 그지없는 대입 전형 기준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보니 학부모는 입시설명회를 쫓아다니며 경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집이나 그렇게 할 수 있다. 서민은 학교 한 번 찾아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 또 한번 낙담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대학 입시 관련 업무를 교육부에서 대교협으로 넘겨 사실상 대학 자율에 맡긴다고 한다.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즉각 이에 동조하여 그동안 대학들의 숙원이라 할 수 있었던 ‘3불정책 폐지’를 들고 나왔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여론을 살피겠지만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곧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내년 3월까지 2009년 입시 전형 기준을 발표해야 하니 곧 본고사와 고교등급제의 실상이 드러나겠지만 고교 내신성적 비중이 크게 낮아지거나 실질적으로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비중이 약화될 것이란 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대교협은 대학 서열화 자료는 이미 충분히 확보한 상태이며 고교 서열화 자료 또한 상당한 정도까지 수집해 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학교 교사들은 수년 전부터 대학들이 수시 전형에 고교 서열화 자료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은 대학들이 저마다 독자적인 고교 서열화 자료를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학교정보공개법에 의해 공시되는 정보가 고교 서열화의 핵심 자료로 사용될 것으로 다들 예측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실시하게 된 전국 단위 일제고사 성적은 학교정보공개법에 의해 2010년에 공시될 것이다. 2010학년도, 즉 지금 고교 2학년 학생부터 고교등급제가 적용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출신 고등학교가 대학 입시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2009년부터 고교 등급화가 진행되고 2010년부터는 실질적으로 고교 입시가 부활된다고 봐야 한다. 특목고, 자사고, 1등급고, 2등급고, 3등급고로 나뉜 고등학교 진학에 따라 명문대, 상위권대, 중위권대, 지방대, 따라지대 진학이 결정될 것이다.
교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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