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교 만들기를 위해
교장공모제가 곧 법제화될 것 같다. 교과부는 11월 중 공청회를 거쳐 올해 안에 교장임용 방식을 다양화하는 정부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 입법안의 주요 골자는 교장공모제를 확대 실시하고 실질적으로 교장 임용 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는 교장공모제가 시범 실시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크게 실망한 바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시범 실시 행태는 교장공모제가 교장승진제도 개혁의 단초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특히 올해부터 교장공모제 시범 운영이 시도교육청의 자율에 맡겨지면서 그 실망감은 더 커졌다. 교장공모제 운영 형태 중 ‘초빙형’은 교장 임기 연장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청은 ‘초빙형’만으로 공모하도록 한 경우도 있었다.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유능한 교장을 임용한다는 취지와 맞지 않게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사나, 교사 자격증이 없는 일반인이 아예 응모조차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교과부가 교장공모제를 법제화하면서 대상 학교를 확대하고 특정 유형으로만 지정하는 것을 금지하여 실질적으로 ‘내부형’ 공모 교장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만든다면 시범 실시 과정에서 나타난 실망스러운 모습은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법안이 제출되고 국회에서 심의되는 과정에서 학교장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여 교장 승진제도 개혁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학교장들이 기득권에 안주하여 조직적으로 실력 행사를 하고 무기력한 정부가 기득권 세력과 결탁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승진 점수만 계산하고 근무평정 점수를 잘 받기 위해 학교장 눈치만 보는 교직 사회의 풍토가 우리 교육을 병들게 한다는 문제의식은 늘 있어 왔다. 교장공모제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영된다면 교직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학생과 학부모 동료 교사의 존경을 받는 유능한 교사가 리더쉽을 발휘하여 학교를 탈바꿈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학교자치는 더욱 성숙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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