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說

김병권 새사연 부원장 - [미국 금융경제의 위기~] 강의를 듣고

체거봐라 2008. 11. 21. 15:10

인천지역 시민사회 단체 일꾼들의 공부와 의사소통을 위해 마련한 '시민사회포럼'이 벌써 63회째를 맞았다. 이번에는 경제 문제를 다뤄서 그런지 참석한 분이 몇 안 된다. 요즘은 경제가 큰 관심거리이기도 하지만 너무 골치 아파 피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하다. 어제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김병권 부원장 님을 모시고 '미국 금융경제의 위기와 우리 경제 상황'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들었다. 문학을 전공한 필자로서는 경제가 좀 생소한 분야이긴 하지만 근래 가정 경제로 고민스러운 상황을 맞아 이리 저리 경제 공부를 하고 있는 터라 제법 귀에 들어오는 강의였다. 매일 업무에 시달리어 두 시간 짜리 강의를 듣는 게 가능한 일이 아니었는데 이번 강의는 그리 졸지 않았다. 그만큼 뜨거운 주제임이 분명하다.

 

인천에 오셨으니 인천 얘기부터 꺼내셨다. 인천 경제에 차지하는 지엠대우자동차의 비중은 지대하다. 임직원이 1만5천 명이 넘으니 그 규모 면에서도 한국 경제에서 지엠대우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대우는 지난 IMF를 거치면서 해체 매각되는 과정에서 대우자동차는 미국의 GM사에 매각되었다. 김병권 부원장은 요즘  GM대우자동차의 임원 중 미국인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근 100 명이 넘을 거라고 한다. 미국 본사 직원들이 왜 한국 근무를 희망할까?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 부원장은 노조 간부에게 들었다면서 궁금한 대목을 설명했다. 미국 본사 직원들에게 한국 현지 근무는 어려 장점이 있다고 한다. 우선 한국은 분단국가라 위험 수당을 상당액 지급받는다고 한다. 정작 여기서 나고 자란 우리는 아주 평온하게(?) 지내고 있는데 미국인은 여길 위험한 곳으로 분류한다는 게 흥미로왔다.

 

그런데 이렇게 한국 현지 근무가 선호되고 있지만 정작 여기 와서 근무하는 임원들이 미국 본사의 의사결정에 전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내막을 알면 참 허탈한 심정을 아니 가질 수 없다. 미국인이 한국 현지 근무를 희망한다고 하니 뿌듯한 마음이 들만도 하겠지만 실상을 알면 좀 화가 날 수도 있다. 한국 정부가 대우자동차를 미국의 GM사에 매각할 때 미국인 임원의 소득세 면제까지 오션으로 넣었다고 한다. 위험수당도 받고 세금도 안 낸다고 하니 한국 현지 근무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GM사에 빌다싶이 하여 대우자동차를 팔아넘긴 것이라고 욕을 얻어먹을 수 있는 대목이다.

 

대우 그룸 해체 당시에는 그럴 만도 했을 것이다. 덩치 큰 기업을 쓰러질 지경이 되었으니 쓰고 단 것 가릴 것 없이 매각을 해야 하고 세계적 기업이자 미국의 메이저 자동차 회사인 GM이 사준다면 감지덕지라고 여길 만도 하다. 그런데 지금 그 GM사가 부도 위기라고 한다. 10년 전에 초일류 기업 GM이 도산할 수도 있다는 상상을 누가 할 수 있었겠는가. 지금 그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지금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맞았다. 중국, 일본 등이 갖고 있는 미국 국채가 시장에서 외면받아 폭락할 경우에는 달러는 하루 아침에 기축통화로서는 위상을 상실할 수도 있다. 미국으로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미국이 한국 정부와 300억 불 스왑에 동의한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강만수 장관이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채를 시장에 내어놓겠다고 협박을 했다는 후문이다.

 

미국은 지금 심각한 상황이란다. 서버프라임 주택담모대출이 미국 경제, 더 나아가 세계 경제를 요통치게 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의혹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담보 대출은 신용 대출에 비해 회수 위험도가 낮다는 게 상식이다. 주택담보 대출이자를 거두어 들일 수 없어 은행이 망한다는 게 말이 되는지? 김 부원장은 이런 궁금증을 조목조목 분석해서 설명해 주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은행이 담보대출 채권을 파생상품화 하여 금융시장에 대량 유통시키고 파생상품을 현금화하여 이를 다시 주택담보 대출을 해주는 순환이 반복되면서 엄청난 규모의 신용부실이 쌓였다는 것이다.

 

그럼 또 궁금해진다. 은행은 누구보다 신용부실을 꼼꼼하게 채크했을 텐데 왜 이런 악순환이 중단되지 않았냐는 것이다. 이 문제는 주택 가격 급상승으로 설명이 된다. 주택 가격의 100% 가까지 대출을 해주자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덩달아 주택가격이 급상승하니 연이어 담보대출 채권을 바탕으로 한 파생상품의 수익률이 급상승 하게 되고, 신용회사들은 경쟁적으로 파생상품 개발 출시에 나서게 된 것이다. 아주 합리적이면서 드라마틱한 연쇄반응이 지난 몇 년 동안 벌어진 것이다. 필자는 이런 현상을 '금융공황'이라고 설명하고 자본주의적 생상 방식이 확산되는 초창기의 '해양탐사 펀드'와 어음 발생으로 자본순환률을 높여 과잉생산을 불러오고 결국 대공황으로 치닫게 된 근대 초창기의 상황과 비교 설명한 적이 있는데 자본주의 이윤 극대화가 필연적으로 불러 오는 '가수요'가 근본적 원인임이 지적한 적이 있다.

 

오늘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을 설명하는 것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경제 전문가의 강의를 들으면서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방식의 담론 형성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의 내용 일부를 전한다. 이어서 주택담보대출이 금용시장의 경색을 넘어 실물경제까지 위협하게 되는 메카니즘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다음 이야기까지 마저 들으면 우리나라 정부의 경제팀이 얼마나 부능력한지 실감할 수 있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재야의 경제 대통령'이라는 찬사까지 받고 있는, 일종의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그리 다순치 않다. 거시경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급증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으면서 한편으로는 쥐때(미네르바는 양때라고 했다)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불노소득을 꾀했던 대중들의 변덕이 씁쓸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