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안산 똥교회 김현수 목사님께서
인천에 오셔서 자신의 목회 이야기를 들려 주셨는데,
그 분의 살아오신 모습을 생각하면 가르치는 일의
참다운 의미가 무엇인지, 나는 가르치는 일과는
무관하게 그냥 선생질이나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프게 반성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목사님께서 노동사목을 위해 여신 안산노동교회에
들락거리며 갖은 행패를 부리던 아이들은 참 기막힌
아이들이었습니다. 예배중에 예배당 구석자리에서
삼삼오오 모여 본드 흡입을 해대곤 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 아이들은 날이 어두워지면
잠잘 곳을 찾아 헤매다가 교회 예배당에 잠입하곤
했는데 예배당 바닥에 똥까지 싸놓고 가곤 해서
교회 이름이 똥교회가 되었답니다. 목사님은 그
아이들을 데리고 아예 학교 하나를 만드셨습니다.
이제 많이 알려진 [들꽃 피는 학교]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우리는 보통 불량한(?) 아이들은
보면 자식을 방치한 부모를 욕합니다. 그 부모의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아니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의
잘못을 그 어린 영혼이 대신 짊어지고 있는 게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아이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나 싶습니다.
가르치는 일은 참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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