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바위
도량(道場) 들머리에서부터
눈썹바위 눈에 들려는 마음만 앞선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 훔치며
고개 들어 둘러보니
가풀막진 비탈길에 붙어
각자도생에 여념(餘念)이 없는 수많은 중생들
눈에 가득 들어온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이 길은 어디로 가고 있나
억겁의 계단 열두 굽이 돌아 돌아 마루에 이르러
선듯 부는 바람에 이마를 씻고
발 아래 굽어본다.
광명(光明) 개벽하듯 펼쳐진 창해(滄海)
저 아래 뻘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경
여기에서 내려다보니
저 수많은 중생들
하나 같이 번뇌 끊은 나한이었구나.
당신 눈 속에 비친 내가 나에게 말한다.
자, 이제 그만 내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