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바위
조개망태 지고 갯바위에 걸터앉아
노을에 물드는 이녁을 바라보다
하늘문 닫히는 줄도 몰랐어요.
하염없이.
개펄에 발목 빠지고
하늬에 날던 옷깃 갯내음에 젖도록
벌을 내린 줄도 모르고
푸념도 없이.
먼 바다 일렁이며 지는 햇님 만큼
노을에 물드는 이녁의 땀방울이
너무 곱잖아요.
내 남 없이.
조개 캐던 손으로 볼을 꼬집는 당신
펄흙 묻은 얼굴이 무에 그리 예쁘냐
토라진 나를 안아주는
당신과 함께라면.
치맛자락으로 기어오르는 갯고동,
온갖 삶이 깃든 저 개펄처럼
지금 여기에 당신이 있잖아요.
아무런 언약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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