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공지영 씨의 작품을 영화로 만든 거야. 공지영 씨는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이면서 오해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해. 작가 이야기를 하면서 그 작가의 사적인 부분을 말하는 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감추고 싶은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하게 돼. 공지영 씨는 자식을 셋 두었는데 세 아이 모두 아빠가 달라. 보통 사람들은 잘 이해할 수 없는 가정이라고 할 수 있지. 너희들은 이런 가정을 어떻게 상상할지 모르겠다. 나는 공지영 씨가 참 자기중심적이구나 하고 생각해 왔어. 영화의 여주인공이 공지영 씨를 그대로 닮은 게 아닌가 생각을 했지. 작가 공지영 씨가 실재로 교도소 사형수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고 그 활동을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했다고 했으니 나의 이런 상상이 전혀 엉뚱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봐.
너희들도 작가 공지영 씨의 어릴 적 이야기를 조사해 보면 좋을 것 같아. 난 문학을 전공한 교사라서 작가들의 뒷얘기에 대해 보통 사람들보다는 많이 아는 편인데 공지영 씨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는 잘 몰라. 그녀가 대학교 다닐 때 운동권이었고 투옥된 경험도 있는 것으로 기억해. 공지영 씨는 학생 운동 시절을 나중에 소설로 이야기 해서 크게 주목을 받았는데 그녀와 비슷한 경험을 한 내가 그녀를 별로 안 좋아하는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내가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거 너히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공지영 씨가 이야기꾼 재주가 있다는 건 인정해. 그래서 시기하는 걸까? 암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후 작품은 읽어보질 않았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마찬가지.
그런데 집사람이 요즘 [우행시]를 읽으면서 무지무지 울었다는 얘기를 듣고 갑자기 관심이 가는 거야.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고 있었고 마침 잘 되었다 싶었지. 주말에는 감동적인 영화를 보면 좋잖아. 지난 주에 [레드]를 보고 이런 감동적인 영화 작품을 또 구해서 보고 싶었지. 그래서 부랴부랴 영화를 찾았지. 영화를 보면서 나는 눈물을 참느라 애먹었어. 너희들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만 속으로는 눈물을 흘리고 그럴까? 엄청 슬픈 이야기였어. 형제가 엄마를 찾아 갔는데 엄마가 창문 밖으로 '엄마도 좀 살자'고 말을 맺고는 매몰차게 창을 닫아 버리는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올라. 뒷부분에서 윤수가 여교수에게 부자들이 슬픈 게 참 이상하다고 말한 거 기억나니? 행복의 조건이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보통 가난하면 불행하고 부자가 되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행복의 조건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걸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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