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운동을 하다 수배되어 도피생활을 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6,70년대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사회문제를 잘 다루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시드니 루멧 감독의 88년 작품이고요. 정치범 부모를
둔 아들의 자아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로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다뤘지만
부모와 자식 사이의 갈등이라는 아주 보편적인 문제가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아주 효과적으로 증폭되어 그려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정치이데올로기 문제를 추출할 수도 있겠지만 재능과 역할의 갈등으로
고뇌하는 젊은 영혼의 아픔이 아주 잘 드러나 있어서 성장드라마로
추천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빈민의 자식이 겪는 성장통을 아주 아프게 그린 작품으로 근래 개봉된
[주먹이 운다]가 아주 선명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주먹이 운다]와
[허공에의 질주]는 소외된 이들의 가족이 겪는 아픔을 다뤘다는 점에서
공통된 바탕을 갖고 있지만, [허공]에 비해 [주먹]이 훨씬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대부분의 노동자 빈민의 자식들이 자신의
재능을 평생 동안 발견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밑바닥 인생으로 전락한다는
피할 수 없는 진리 때문이라고 봅니다. 정치범이나 양심수는 사회적으로
박해를 받아 일신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되긴 하지만
부모의 지적 능력으로 인해 비교적 자식의 재능에 관한 보살핌이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불행은 순교자의 아름다운 비극으로
그려질 가능성이 많지요.
자신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지적 능력은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내는
큰 버팀목일 수 있지만 그 자식들에게는 심각한 억압적 요소일 수 있다는
생각을 아니 할 수 없습니다. 흔히 속된 말로 목사나 교사 자식 중에
제대로 된 놈 드물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과잉된 자의식은 주변인들에게
상당한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회적
역할에 대한 소명의식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식에게 엄격한 편인데
그 동기는 순수하고 정의롭지만 이것으로 인해 어린 영혼이 많은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허공에의 질주]는 이런 아픔에 대해 아주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의 봐야 할 성장 드라마로 아주 적합합니다.
눈물 없이는 정말 볼 수 없는 영화였어요.
누구나 이 영화를 보면 눈물을 흘리게 되는지
정치적 견해에 따라 다를지 모르겠네요.
다른 분의 감상을 정말 듣고 싶어요.
특히 아무런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는
분의 얘기를 듣고 싶어요.
18세 제한 영화이지만 고등학생이 봐도
좋겠습니다. 고교 졸업반 학생이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전혀 야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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