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바르고 눈썹 달고
입술 그리고
눈웃음 치는
그대
그대는
구린내 나는 化粧 벗은
은행알처럼
분분한 낙엽
모든 치장을 벗고
겨우내 시린 알맹이로만
남을 수 있겠는가
시간을 건너온 것들이
알맹이를 남기고
벗겨지는 이치를
알겠는가
.
.
.
가로수 아래
밟힌 은행 열매를 내려다 보다가
얼핏
들었다.
잘난
알맹이를 위해
벗겨지는
모든
껍데기들이 말하기를
넌
똥무더기 속에서도
홀로
고귀하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