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염하(鹽河)
염하(鹽河)에 나가 보았다.
겨우내 얼어
들뜬 개펄의 균열
개발자들이 진주한 것처럼
황량하기만 했는데,
한켠으로 갈대들이
무리지어
바람을 타고 있는 게 아닌가.
저렇게 수십 년
염하를 견디어온 품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도 저와 같이 될 수 없을까.
봄이 오면 저 삭막한 개펄도
어머니의 젖무덤처럼
온갖 젖먹이들을
품을 것이다.
갯고랑으로
망둥어가 뛰고
갈대 숲에는
뻘게가 기어오를 것이다.
염하에는 소식을 전하는
기선(氣船)들이 줄지어
오르내릴 법도 하다.
우리도 저와 같이 만날 수 없을까
겨울 염하는 참으로 메마르구나.
* 염하 ; 강화도와 김포반도 사이의 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