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지면
온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스러져 가더라도
어둠 뒤에 어김없이 새벽을 선사하듯
그렇게 다시 내게 오시려는지.
어느 하늘 아래 빛들지 않는 곳이 있겠는가만
어둠으로만 스며드는 짐승처럼
영영 그대를 맞을 수 없는 것인지.
당신이야 늘 그 자리를 지키겠지만
나 혼자 맴을 돌다 지쳐 쓰러지고 말면,
당신이야 한결 같이 뜨거울테지만
제혼자 서러워 지세우는 차가운 밤이라면,
저리 곱게 물드는 그대 고운 얼굴이
가장 아름다울 때 지고 마는 꽃잎처럼
내겐 왜 이리 견딜 수 없는 아픔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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