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 그림 Queen Tomyris before the Head of Cyrus(토미리스와 키루스)
BC 6세기
이란 고원의 남서부에서 성립된 페르시아는 메디아의 속국이었다가 오히려 메디아를 쳐 오리엔트 지방의 강국으로 부상합니다. BC 525년에는 이집트까지 병합해 오리엔트를 통일합니다. 키루스는 메디아를 치고 당대 오리엔트 최강국 리디아를 정복하여 지중해 연안까지 통일시킨 페르시아국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정복 전쟁 중 전사하여 적국의 여왕(토미리스)에게 머리가 잘려 피로 가득찬 독에 빠트려지는 비운을 맞았지만(위의 그림은 바로 이 장면) 그의 아들 캄비세스와 그의 뒤를 이은 다리우스에 의해 페르시아는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는 강국이 됩니다.
키루스는 우리 성경에 '고레스'로 기록된 자로 바빌론을 치고 유대인들을 해방시킨 페르시아 건국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위인입니다. 고레스 왕은 전사하고 그의 아들 캄비세스 2세가 아버지의 위업을 이어나가는데, 그도 이집트에서 돌아오면서 다마스쿠스에서 갑작스럽게 죽고 맙니다. 캄비세스 2세에 의해 페르시아는 이집트까지 영역을 넓히게 되는데 형제 간의 권력다툼으로 보이는 내정의 혼란으로 갑작스럽게 죽게 된 것으로 봅니다. 캄비세스 2세의 뒤를 이어 페르시아의 왕이 된 자가 그 유명한 다리우스 대왕입니다. 다리우스는 고레스 집권기부터 왕의 참모로 활동한 사람으로 고레스의 후손이 모두 죽어 왕위를 계승할 수 없게 되자 왕좌에 오른 이입니다. 다리우스는 고레스의 딸과 결혼하여 정통성을 보태고 그리스 정복 전쟁에 나서면서 권력 기반을 다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리우스는 가볍게 생각한 그리스 정복 전쟁에 두 번이나 실패하지만 전쟁을 통해 권력을 구축할 수 있었고 그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 크세르크세스도 그리스 원정을 추진하게 됩니다.
다리우스 대왕의 아들이자 고레스의 외손자인 크세르크세스는 성경 에스더서에 아하수에로로 표기된 왕입니다. 크세르크세스 왕이 유대인 에스더를 왕후로 들이면서 성경에 중요하게 언급된 인물이 됩니다. 성경에서는 에스더의 지혜로 유대인이 몰살의 위기를 벗어난 것으로 언급되는데 크세르크세스는 그의 할아버지 고레스처럼 유대인에게 관대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구약성서는 페르시아 초기 역사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바로 바빌론 유수로 은혜를 입은 영향이겠지요. 하지만 그리스의 역사 서술은 페르시아에 대해 적대적입니다. 해로도투스가 제3차 페르시아 전쟁 때 페르시아 군이 500만에 달했다고 기술한 것을 보면 제국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페르시아가 전쟁에서 패하면서 급속히 힘을 잃었다고 서술하는 많은 역사서를 보면 서구인들이 페르시아의 침공에도 멸망하지 않은 그리스에 대해 엄청난 자긍심을 갖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은 페르시아가 그리스를 적대국 정도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자연 재해로 전쟁을 중도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으며 정복 실패로 페르시아의 국력이 급속히 약해진 것도 아니란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크세르크세스는 살라미스 해전에서 크게 낭패를 보고 병력을 철수시킨 뒤 더이상 정복 전쟁에 나서지 않고 내치에 힘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는데 귀국한 뒤에 상당한 기간 동안 엄청난 규모의 건축 공사를 추진한 것을 보면 패전으로 인한 국력 쇄진으로 해석하는 데 무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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