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된 지 3년 1948년 제주에서는 너무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제주도 북촌리 ‘너븐숭이’에 널려 있는 수많은 애기무덤은 그때 비극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돌림병이 돌아도 저렇게 끔찍하지는 않았을 텐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애기들이 무더기로 묻혔을까. 그 옆으로, 소설의 한 장면처럼 줄지어 서 있는 무덤 위에 까마귀 때가 내려앉아 있는 모습도 참 심란하다. 일본놈들에게 그렇게 당하다가 해방이 되었는데 동족에게 더 심하게 당했으니 이럴 수가 있는가. 그 날로 돌아가 보자. 제주 4.3평화공원 일본이 항복 선언을 하면서 곧바로 남한에는 미군정이 들어선다. 전국적으로 인민위원회가 자생적으로 성립되었고 그 연합체로 ‘조선건국동맹(건맹)’ 결성되었지만 미군정이 민주적으로 형성된 인민위원회를 인정하지 않..